동남아시아의 여행의 첫 목적지인 캄보디아의 씨엠립에서 5박6일이란 (불필요하게) 긴 기간동안 앙코르 고고학 공원 및 톤레사프 수상 마을을 방문하였습니다.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과 함께 다녀 경제적으로 부담은 덜 되었고 동반자가 있어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혼자라면 만끽할 수 있었던 자유도는 일부 포기해야 하였습니다. 그러나 태국 여행에서부터는 캄보디아와 다르게 혼자서 여행을 다니게 되었고, 캄보디아에 비해 더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 많은 기대에 들떠있었습니다.
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캄보디아 씨엠립 국제공항(REP)에서 21:45시에 출발하여 대략 한 시간 비행으로 22:50시에 태국의 돈므앙 국제공항(DMK)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 시간이 늦을 것을 감안하여 미리 숙소에 픽업을 요청하였고, 운전사는 입국장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태국은 택시비가 매우 저렴하여 여행객들도 자주 이용한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잘 타지 않은 택시를 외국에서 탄다고 하니 저는 불안했던 겁니다. 운전사는 저를 태우고 여행객들의 성지인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로 향했습니다.카오산 로드에 진입하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덩달아 어두운 밤을 밝히는 식당과 야시장이 반기었습니다. 차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 "뉴 시암 1(New Siam 1)" 숙소 앞에서 저를 내려다 주었습니다. 시암(Siam)이란 예전 태국의 공식 명칭이었다가 현재는 태국(Thailand)로 바뀐거라고 합니다. 숙소에 도착한 저는 프론트에서 방 열쇠와 수건을 받았으나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하며 24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불편한 시스템이지만 인터넷이 필요한 저로써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인터넷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고 프론트에 있는 방콕 가이드 책자를 챙겨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방문을 열어본 저는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물론 싱가포르에서 예약할 때 가장 값싼 방으로 선택했지만 방 크기가 화장실만했습니다. 침대 하나에 벽붙이 탁자 하나와 의자 하나가 전부였으며, 여태 제가 예약한 방 중 가장 작았습니다. 또한 값싼 방인만큼 개인 화장실이 없으며 공용 화장실 및 샤워실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정말 배낭 여행을 온 느낌을 만들에 저를 들뜨게 만들었습니다. 내일 아침 여행에 큰 기대를 품으며 저는 잠을 청했습니다.
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난 저는 프론트에서 챙긴 지도를 보고 어디로 갈지 흩어보는 도중 방콕 왕궁(Grand Palace)이란게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왕궁 위치도 카오산 로드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나쁘지 않은 첫 목적지라 생각하고 출발했습니다. 여전히 택시는 불안해서 타지 못하는 저는 차오프라야 익스프레스 보트(Chao Phraya Express Boat)라는 방콕의 수상 버스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요금만 내면 된다는 점에서 택시보다는 신뢰성있다고 본 저는 카오산 로드 근처에 있는 프라 아르팃(Phra Arthit) 선착장으로 걸어갔습니다.배 전부가 모든 선착장에 멈추지 않습니다. 선착장에는 깃발이 꽂혀있는데, 선착장에 있는 깃발 색깔과 동일한 색의 깃발이 있는 배만 해당 선착장에 멈춥니다. 반면 깃발이 없는 배도 있으며, 이 배는 모든 선착장에 멈춥니다. 방콕 왕궁 입구로 이어지는 가장 적합한 선착장은 타 창(Ta Chang) 선착장으로 주황색 깃발의 배를 타야 합니다. 그 당시에는 깃발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선착장에 갔을 때에는 전혀 신경쓰지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운 좋게 선착장으로 먼저 온 배가 주항색 깃발이라 타 창 선착장으로 문제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타 창 선착장에서 내리면 좌우에는 야외 식당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으로 계속 걸어가면 삼거리가 보이는데, 앞으로 쭉 가면 왕궁 입구로 갈 수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왼쪽에는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건축물이 보였습니다.
동남아시아 여행 패키지 투어 광고나 포스터에서 많이 보았던 황금색 솔도파가 바로 방콕 왕궁에 있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름하여 왓 프라깨오(Wat Phra Kaew)라는 방콕 왕궁 내의 사원을 더 가까이 가서 보고싶어 졌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는 사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줄을 서기 전에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했습니다. 방콕 왕궁이면서 태국 사람들에게 신성하게 여겨지는 사원인 만큼 입장 전에 보안검색대를 거쳐야 합니다. 무사히 통과한 제 눈 앞에는 황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건축물들이 저를 맞이하였습니다.
왓 프라깨오 사원의 건축물은 여태까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여행을 하면서 전혀 느껴보지 못한 화려함의 웅장함을 선사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의 유적지는 웅장함이 있었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이런 세월의 흔적 또한 문화유산이나 유적지의 한 매력이 될 수 있지만, 왓 프라깨오는 그 화려함이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이는 왓 프라깨오가 18세기에 만들어진 비교적 최신 사원이며 왕궁 내부에 있어서 섬세한 관리 하에 있을거란 이유가 가장 큽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의 욕야카르타의 왕궁과 비교하면 방콕 왕궁 그 자체도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원을 천천히 감상하며 돌아보고 있는 중에 어느 한 넓적한 모형물이 바깥에 떡하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간판에는 앙코르 와트의 모형이라 적혀있었으며, 캄보디아에 미리 다녀온 저로써는 매우 반가운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태국에 있는 문화유산도 아닌데 왜 앙코르 와트의 모형이 방콕 왕궁에 전시된 것인가? 처음에는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문화 및 종교 교류의 영향이라고 보았으나, 블로그에 여행기를 작성하면서 생각해 보니 모형까지 만들어 왕궁에 보관하고 있을 이유라고 하기에는 뭔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 앙코르 와트 모형은 태국이 건립되기 전인 라따나꼬신 왕국(Rattanakosin Kingdom; 1782~1932 AD)이라는 멀지 않은 역사에서 비롯된 겁니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라따나꼬신 왕국은 캄보디아 영토까지 지배하고 있었으나, 프랑스의 캄보디아 식민지화에 맞서 캄보디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국왕이 앙코르 와트를 방콕으로 옮길 것을 명령하였을거라고 현대 학자들은 주장합니다. 하지만 옮기려는 과정이 매우 험난하였고 크메르 제국(옛 캄보디아) 사람들의 게릴라 습격으로 결국 왓 프라깨오 사원 내에 앙코르 와트 모형을 만드는 것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역사가 있었다니 흥미롭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네요.
계단에 보이는 다섯 머리의 뱀을 보고서 처음에는 태국이 힌두 국가인줄 알았습니다. 인도네시아의 프람바난 사원에 새겨진 벽화무늬를 보아도 매우 다양한 종류의 기괴한 모습의 신과 동물을 볼 수 있었으며, 머리속에 남아있던 동아시아 불교의 이미지와 상당히 달라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발생지는 힌두교가 주종교인 인도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인도의 불교는 힌두교와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불교는 인도 옆의 섬나라인 스리랑카에서 파생된 종파이며 보수적 불교로도 간주됩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동남아시아에서 비록 힌두교 작품으로 보이는게 있어도 동남아시아의 불교 작품일 가능성도 매우 크다는 겁니다. 실제로 방콕 왕궁은 주종교가 불교일 때 만들어진 것이므로 왓 프라깨오는 힌두교 사원이 아닙니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저는 힌두교의 영향이라 굳게 믿으면서 계속 불교 사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왓 프라깨오 사원은 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습니다. 사원을 나가더라도 원래부터 왕궁 안에 있었기에 일부 지역은 근위병이 지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와서 근위병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지만 근위병은 가만히 정면만 응시하며 서있었습니다. 근위병을 본 게 여태 처음이라서 저도 옆에서 같이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혼자 여행하면 당신을 찍어줄 동반자가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결국 근위병과 같이 사진을 찍지 못하였지만, 그보다 제가 소심했던 탓이 가장 큰 거 같습니다.
왕궁 건물들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건물 자체는 유럽 근대 건축물을 인상케 하였지만 지붕 형식을 통해 태국의 건축물 특색을 보여주려고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겹겹이 쌓아 올려지다 피뢰침처럼 뾰족하게 올라온 지붕 형식이 태국에서 자주 볼 건축 형식임을 짐작하게 하였습니다.
방콕 왕궁을 둘러본 다음 어디로 갈지 지도를 펼쳐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뾰족한 탑처럼 보이는 건물이 제 이목을 끌었고, 게다가 멀지 않은 곳에 배만 타고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정해진 목적지인 왓 아룬(Wat Arun; 새벽사원)으로 가기 위해 다시 타 창 선착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새벽사원이라 저녁때 쯤이 가장 멋있어 보이겠지만, 당시에는 그냥 지도 하나만 들고 돌아다니고 있어서 사원이 무슨 사원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타 창 선착장에 있을 때에는 왓 아룬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강 한가운데에 있으니 높은 탑의 사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Khun Mae Pueak 선착장에 도착하면 바로 옆에 왓 아룬이 있습니다. 당시 사원의 일부는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옆에 있는 작은 건축물만 진행되고 있어 사원을 구경하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보수공사는 2017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왓 아룬 정면이 보이는 곳으로 걸어가 입장료를 구매하고 사원 내로 들어갔습니다.
탑처럼 솟아오른 사원은 계단이 있어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사가 가파른 관계로 계단의 높이가 높으며, 또한 사원의 탑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두 개의 층이 있지만 탑을 오르기 위해서는 높이가 낮은 계단 두 개를 더 올라야 합니다. 그러니 무릎이 안 좋거나 고소 공포증이 있으면 조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왓 아룬 위로 올라가면 방콕의 경치를 볼 수 있으며 심지어 방콕 왕궁도 볼 수 있습니다. 왓 아룬에서도 방콕 왕궁이 보였으니, 그럼 타 창 선착장에서도 왓 아룬을 볼 수 있었단 말이겠죠? 단지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지도를 펼쳐보았을 때, 방콕 왕궁 근처에 와불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말은 다시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는 의미지만 와불상을 본 적이 없는 저는 가서 직접 보고싶었습니다. 와불상을 보고 왓 아룬으로 이동할 수도 있었는데, 아마 선착장 위치를 보고 결정한 경로인거 같습니다. 이동하려는 도중 아쉽게도 디지털 카메라 건전지가 바닥이 나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야 했습니다.
타 티안(Tha Tian) 선착장에서 내리면 와불상이 있는 왓 포(Wat Pho) 사원으로 3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입장료를 구매하고 들어가면 왼쪽에는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으며, 오른쪽 건물이 바로 와불상이 위차한 곳입니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니 와불상은 생각보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였고, 사진을 찍으려니 전부 담아내기도 힘들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핸드폰에 광곽 기능이 없던게 아쉽기는 하네요.
구경을 하다 와불상의 발바닥이 궁금해졌습니다. 혹시 손가락의 지문처럼 발바닥에 족문도 새겼을까 생각이 들어 발바닥을 보러 갔습니다. 족문은 없었지만 그 대신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림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자개장롱처럼 빛이 화려하게 반사되는 자개를 박아 그림을 그린거 같았습니다. 이 또한 어떠한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증을 가지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사원은 와불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와불상이 왓 포 사원에서는 가장 유명하지만 사원의 중심이 아닙니다. 와불상을 한 바퀴 돌면 출구가 따로 있는데, 출구를 통해 나가면 본격적으로 사원 내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왓 포는 전혀 방콕 왕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하였으며, 방콕 왕궁을 이미 둘러보아도 왓 포도 한 번 가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사원을 둘러보는 중, 일부 사람들이 사원 내에서 휴대용 테이블을 펼치고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한두 사람이 그랬더라면 노점상이구나 생각하며 그냥 지나갈 수 있었으나, 이건 뭔가 달랐습니다. 사람들이 그늘막까지 가져와서 펼치고 있었으며, 그늘 막은 전부 동일한 로고가 찍혀있었습니다. 요리도 정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으며 식탁도 마련하여 앉아서 식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당일이 무슨 날이지 몰랐지만 여러 현지 음식을 시식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궁중들 사이에 끼어 이것저것 먹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돈은 지불하고 먹는 걸로 기억합니다.
심지어는 사람들이 길을 터기 시작하자 행진대가 악기를 연주하면 어디론가 향해 걸어갔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행사인거 같은데, 과연 무슨 행사였을까요? 비록 당일이 12월 25일이었지만 태국은 불교 국가이므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조사해 보려고 해도 너무 오래전 이야기이거나 큰 화재거리가 아니라서 그런지 무슨 행사였는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행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을만한 것을 하나 찍어놓긴 했습니다.
행사의 목적은 모르지만 여전히 여러 종류의 음식들을 먹을 수 있어 저는 가능한 모든 종류의 음식을 시도하려 했습니다. 아쉽게도 현지음식이 저와 맞지가 않은건지, 아니면 이곳 음식이 너무 맛없는건지, 혹은 제 입맛이 어려서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다시 한 번 가서 똑같은 음식을 먹어보라고 하면 다시 시도해 볼 의향은 있습니다. 5년이란 기간이 지났으니 맛을 기억하지 못해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혹시 똑같은 실수를 하는게 아니겠죠?
해가 저물고 밤이 오면서 저는 카오산 로드에 돌아갔습니다. 이미 저녁은 해결한 상태라 군것질로 먹을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시식용 곤충을 파는게 한두 군데 보였습니다. 곤충들은 튀겨진 거라서 그런지 겉모습이 반짝였습니다. 비록 가격이 꽤 나 됐으나 한국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이니 한 번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세 종류의 곤충을 선택해서 시식해 보았습니다.
처음 시도한 곤충은 전갈입니다. 전갈을 시도해 보겠다고 하니 전갈을 꼬챙이에 찍어 간장소스를 분무기로 뿌려 줬습니다. 저는 전갈을 유심히 바라보다 바로 입안에 넣었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맛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아무런 맛이 없어서 그런지 간장 소스를 뿌려주신거 같았습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저는 거미도 시도해 보고 싶었지만 거미는 다른 곤충들에 비해 더욱 비싼 편이라 대신 개구리 뒷다리를 시도했습니다. 개구리 뒷다리도 무난하게 시식하였고 마지막으로 물장군 같은 벌레를 선택했습니다.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입에 넣고 씹었으나 이건 뭔가 달랐습니다. 전갈이나 개구리 뒷다리는 몸통이나 사지가 얇은 편에 바삭한 맛이라도 있지만, 물장군은 배 부분은 크기가 좀 되어 속 깊숙히 튀겨지지 않은거 같아 진짜 곤충을 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느낌은 이상했지만 그래도 정말 곤충을 씹는 느낌이 들어 짜릿했습니다.
다음 여행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코코넛을 파는게 보였습니다. 카오산 로드에 있으면서 녹색 코코넛을 통째로 들고 빨대로 안에 있는 코코넛 물을 마시며 돌아다니는 여행객들을 꽤나 보았고, 저도 한 번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야시장 가계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었으며, 부푼 기대를 가지고 빨대로 물을 마셨습니다. 하지만 코코넛 물은 이도저도 아닌 개인적으로 맹물보다 못한 맛이었으며, 차라리 편의점가서 물 하나 사가지고 가는게 훨씬 나을 정도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시 한 번 마셔보았지만 제 평가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숙소에 도착해서 코코넛을 버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싱가포르에서 태국 여행지를 조사하였을 때 눈여겨 본 곳이 바로 아유타야 역사공원(Ayutthaya Historical Park)이었습니다. 아유타야 왕국(1350~1767 AD)의 수도인 아유타야는 비록 외부인의 습격으로 몰락했지만 그들의 유적은 UNESCO 문화유산으로 현저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아유타야 역사공원은 방콕에 있지 않고 아유타야 지방에 위치하여 일반 교통수단으로 이동은 불가능하고 시외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차역에 가서 기차 시간표를 알아보러 가는 겁니다.아유타야로 이동할 수 있는 방콕의 기차역이라면 후아 람퐁 기차역(Hua Lamphong Railway Station)이 있습니다. 그곳까지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고, 방콕의 버스를 타는 법도 잘 몰라서 다른 교통수단을 선택하였습니다. 판 파 리랏(Phan Fa Lilat) 다리 근처에는 규모는 작지만 차오프라야 익스프레스와 비슷한 수상보트 선착장이 있습니다. 카오산 로드에서 다리까지 걸어가는데도 2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지만 걸어가면서 카오산 로드도 구경하고 민주주의 기념비(Democracy Momument)도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들었습니다.
선착장이 있는 정확한 경위도 위치는 13.755578, 100.506383로 다리 위에 있으면 강가 옆에 버스 정류장처럼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선착장으며 내려가서 배에 탑승하면 선원이 돌아다니며 돈을 걷습니다. 돈을 걷지 않았는데 출발하더라도 선원은 누가 탑승했는지 알고 있으니 배가 움직이면서도 찾아가 돈을 걷습니다. 강물은 깨끗하지 않지만 그래도 강가에 있는 집들이 조성을 잘하여 괜찮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방콕 시내가 궁금한 저는 프라투 남(Pratu Nam) 선착장에서 내렸습니다. 그곳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쭉 내려가면 센트럴 월드(Central World) 백화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일 다녔던 경로를 되집어보기 위해 구글 스트리트 뷰에 들어갔는데, 2014년 12월에 제가 찍은 사진과 2018년 7월의 모습이 많이 변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백화점이다 보니 혹시 어떤 전자기기들이 있는지 그리고 점심을 먹을만한 곳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센트럴 월드 백화점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백화점이다 보니 브랜드 있는 의류나 화장품 등이 주로 있었으며 전자기기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백화점이라는 고급진 곳이므로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저는 혹시 바깥 거리에 먹을 음식점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센트럴 월드가 위치한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계속 걸어갔습니다.
남쪽으로 계속 걸어내려가도 식당은 보이지가 않았고, 결국 라마 6세 왕 기념비(King Rama IV Monument)가 있는 공원까지 도착했습니다. 배는 고프고 덥기도 하여 더이상 걷고 싶지 않았지만, 다행이 근처에 후아 람퐁 기차역으로 가는 MRT 전철 노선이 있는 것을 확인하여 시롬(Silom) MRT 전철역으로 들어갔습니다. MRT라고 하면 Mass Rapid Transit의 약자로 직역하자면 "급속 대중교통"으로 일반적인 전철을 말합니다. MRT는 태국에서만 전철을 지칭하는 용도가 아니며 싱가포르 및 대만에서도 전철을 MRT라고 지칭합니다. 전철역 안으로 들어가니 경찰이 입구를 지키고 있어 가방 검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지인이든 외국인이든 예외없이 경찰은 가방을 검사합니다. 저는 배낭의 지퍼를 열었고, 경찰은 제 가방 내부를 꼼꼼히 살펴본 뒤에 저를 전철역 안으로 통과시켜 주었습니다. 전철역 안에서 기차역까지 가는 표를 구매하고 처음으로 방콕의 전철을 타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략 4년이 넘은 시간이 지나 전철 내부가 에어컨으로 시원했는지, 사람들이 많았는지 등 방콕의 전철이 어떠하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탑승한 MRT 노선의 종착역이자 기차역이 있는 후아 람퐁 전철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전철역에 나오면 바로 옆에 후아 람퐁 기차역이 있었습니다. 기차역에 들어가서는 아유타야로 가는 기차를 확인하려고 하였으나, 사전조사 없이 무작정 기차역으로 출발하여 알고 있는 정보도 별로 없었고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다행이 기차 시간표 팜플렛이 있어 집어들고 확인하였을 때, 점심을 넘긴 현재 시간에 아유타야를 갔다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다음날에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오기로 하고 저는 기차 시간표 팜플렛을 챙겨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때 저는 기차역에서 대략 2.0 킬로미터 떨어진 차로엔 폰 다리(Charoen Phon Bridge) 선착장까지 걸어갔습니다. 태국의 도심이 어떤지 구경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돈을 아끼려고 하는 것인지, 혹은 시간을 어떻게든 보낼려고 걸어간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차로엔 폰 다리 선착장에 도착하여 동일한 경로로 다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숙소 근처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있었습니다. 그곳을 보니 아유타야 현지 여행 패키지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패키지 여행은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면에서 눈여겨 보지도 않았지만, 교통수단 면에서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한국인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숙소 주인과 여행 패키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마침내 아유타야로 가는 당일 여행 패키지를 신청하였습니다. 이로써 저는 아유타야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다시 갈 필요 없이 바로 패키지 투어에서 제공하는 미니밴을 타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여행 패키지를 신청한 저는 다른 한국인과 외국인 여행객들을 태운 미니밴에 탑승하여 이동하였습니다. 이동 중에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하였으나, 혼자 여행하는 저는 창 밖을 바라보며 노래를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확실히 혼자 여행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바로 옆에 말동무가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방콕에서 1시간 이상 이동하여 저희는 아유타야에 도착하였습니다.첫 번째 목적지는 왓 야이 차이몽콜(Wat Yai Chaimongkol)이었습니다. 사실 이곳 이름은 여행기를 작성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패키지 투어를 하면서 가이드가 언급을 하였을 수도 있겠지만, 가이드가 안내한 곳만 졸졸 따라다니면 되니까 장소 이름이 머리에 남아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왓 야이 차이몽콜 자체는 특별한 점이 없지만 사원에는 황금색 천을 두루고 있는 부처상들이 한 줄로 나열되어 있어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 사원을 둘러보는 것은 금방이었습니다. 솔도파 내부는 좁았으며 우물같은 깊은 구덩이 하나가 전부였고 사람들이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비는 것 같았습니다. 솔도파 밖으로 나가서 구경할 게 있는지 둘러보려 하였지만, 이곳은 현지인들에게는 일반적인 불교 사원입니다. 많은 현지인들은 건물에 있는 커다란 부처상 앞에 기도를 하며 절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있어 저는 이곳을 벗어나 다른 곳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는 방콕의 왓 포에서 보았던 와불상보다 크기는 작지만 황금색 천을 두루고 있는 하얀색 와불상을 매우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매우 신기한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바로 현지인이 자그만한 금박을 와불상에 붙이고 있는 겁니다. 금박 혹은 그 흔적은 사람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묘기 수준으로 와불상 발바닥에 동전이 세워져 혹은 걸쳐져 있는 걸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독특한 풍습이라고 생각하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나, 인터넷에 찾아본 결과 태국의 불교 풍습에는 부처에게 기도를 올리면서 불상에게 예물을 바친다고 합니다. 예물의 종류에는 꽃, 과일, 향 이외에도 돈과 금박이가 있습니다. 즉, 와불상에 붙여진 금박이는 전부 불교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예물로서 바친 것이 겁니다.
왓 야이 차이몽콜 구경을 마치고 저희는 왓 마하탓(Wat Mahathat)이로 이동했습니다. 도착한 당시에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그냥 사람들을 따라 돌아다녔습니다. 여행객들이 나무가 있는 한 곳에 몰려 있었으며, 그곳에는 꽤나 유명한 나무불상이 있었습니다.
나무불상이라고 하면 태국 여행을 조사하면서 한 번 쯤은 보았을 만한 겁니다. 저도 인터넷에서 조사를 하면서 태국에 이런 불상도 있구나 하고는 알고 있었으나, 제가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아유타야의 왓 마하탓에 있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나 나무불상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가족들과 친구들은 서로 찍어주느라 바삐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여행다니는 저는 저 자신을 찍어줄 동반자가 옆에 없는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옆에 있는 여행객에게 부탁하여 사진 한 장은 건졌습니다.
왓 마하탓에는 나무불상만 있는게 아닙니다. 이름에 왓(Wat)이 있듯이, 이곳은 태국의 불교 사원입니다. 나무불상이 바라 보고 있는 곳에는 벽돌로 쌓여진 사원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사람들은 나무불상과 사진을 다 찍은 다음에 불교 사원을 둘러보러 출발했으며, 저 역시 다른 여행객들을 따라 사원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왓 야이 차이몽콜에서도 느낀 거지만 역사적인 유적지인데 비해 벽돌 사이에 시멘트가 많이 보였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관리 차원으로 바른 시멘트인지, 아니면 아유타야 왕국 시대 때 정말로 사용한 시멘트 역할의 다른 무언가인지 잘 모르겠지만 벽돌이 허름하게 무너진 사원 일부를 보니 개인적으로 전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사원을 돌아다니다가 저는 말레이시아 여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행으로 태국으로 오게 된 그녀는 저에게 먼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그렇게 해서 저희는 아유타야를 같이 돌아다니면서 서로의 말동무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번 패키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저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혼자 여행을 한다는 거 자체는 외로울 수도 있겠지만, 혼자인 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인연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 바로 나홀로 여행의 매력 포인트라고 봅니다.
왓 마하탓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다음 왓 푸 카오 텅(Wat Phu Khao Thong)으로 갔습니다. 하얀색의 사원은 제가 태국에서 본 어느 사원 건물보다 규모가 매우 컸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 화면을 바라보았지만 수평선을 잡기가 너무 애매하였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왓 푸 카오 텅의 솔도파 자체가 정면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겁니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인터넷 조사 결과, 왓 푸 카오 텅 사원은 16세기에 지어졌으나 이미 18세기에 무너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솔도파는 태국 형식이 아닌 미얀마 형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사원을 복구할 때에는 태국 형식으로 복구를 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기울어진 솔도파는 아마 복구 작업 시 나타난 18세기 건축 기술의 결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니밴을 타고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아침에 보았던 것보다 더 큰 와불상이 있는 왓 로까이쑤타람(Wat Lokayasutharam)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콕의 왓 포 와불상을 이미 본 적이 있고, 크기와 화려함도 왓 포의 와불상에 비해 덜하여 뭔가 흥미롭거나 신기하다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단지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거나 한 때 불교 사원이 이곳에 있었다는 것만 생각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저희는 왓 로까이쑤타람에 오래있지 않고 빠르게 이동하였습니다. 아유타야의 마지막 목적지는 바로 위한 프라 몽콜 보핏(Wihan Phra Mongkhol Bopit)이었습니다. 사실 위한 프라 몽콜 보핏은 현대식 불교 사원으로 관심 대상이 아니었으며, 그 뒤에 있는 왓 프라 시 산펫(Wat Phra Si Sanphet)으로 가는 겁니다. 특히 왓 프라 시 산펫은 아유타야 수도 중에서도 가장 신성한 사원이었으며 왕족의 의식을 위해서만 사용된 사원입니다.
이곳 또한 아유타야 왕국이 습격을 받았을 때 파괴되고 약탈되었으며 1956년도에 다시 복원된 겁니다. 그러니 아마 이전에 시멘트로 되어 있는 부분은 복원된 부분인걸로 추정됩니다. 당시 이런 역사를 알지 못했을 때에는 별 느낌 없이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돌아다녔는데, 아유타야에 이런 안타까운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는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아유타야의 유적지를 바라보게 될 거 같습니다.
아유타야 구경을 마치고 카오산 로드로 돌아가는 길에 방파인 여름궁전(Bang Pa-In Royal Palace)을 들렀습니다. 공원처럼 잘 조성되어 산책하기에는 좋지만 문화유산이나 자연경관에 주로 관심이 있는 저로써는 이곳에 대하여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고 있는 중이라 어디 멀리 돌아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카오산 로드에 돌아온 저는 카오산 로드 길거리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할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카오산 로드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먹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바로 바나나와 누텔라 초콜렛 잼이 들어있는 태국식 팬케익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바나나 팬케익을 먹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어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었고, 누텔라가 더해지니 그 맛은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저는 바나나와 초콜렛이 함께 곁들어진 것을 보면 어떡해서든 먹어보려고 합니다.
길거리 음식으로 배를 채운 저는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맥주 한 캔과 안주거리를 사고 숙소로 돌아가 태국을 떠날 준비를 하였습니다.
2014년 12월 28일, 일요일
비행기 출발 시각이 아침 07:00시인 관계로 새벽 04:00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택시 이용은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었지만 새벽에는 대중교통이 다니지를 않고 돈므앙 국제공항은 전철로 연결되지 않아 택시는 불가피하였습니다.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심지어 인터넷에서 방콕에서 택시를 탈 때 주의해야 하는 점에 대하여 검색도 해 보았습니다. 밖으로 나간 저는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을만한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새벽인 만큼 택시 또한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기다림 끝에 택시 한 대가 다가오는게 보였습니다. 택시를 잡고 조수석에 앉아 공항으로 가자고 돈므앙 국제공항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했습다. 여기에서 미터기만 확인하면 되는데 불안한 마음에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고, 택시 운전사는 저에게 300~330 THB (11,000~12,000 KRW)이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제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미터기를 켜달라고 했으나 운전사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지금같았으면 택시를 멈추고 바로 내렸겠지만, 당시 저는 마음이 급했고 당당하게 탑승거부를 하기에는 소심해서 결국 미터기를 켜지 못한채 공항으로 갔습니다.
돈므앙 국제공항에 도착한 저는 체크인 수속을 마치고 아침 07:00시에 동남아시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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